체급을 뛰어넘은 한국어 업무 AI: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 2 심층 리뷰
저희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 업스테이지가 2026년 7월 22일, 새 대형 언어모델 솔라 오픈 2(Solar Open 2)를 공개했습니다. 총 2,500억 개(250B) 파라미터를 가진, 업무를 끝까지 처리하는 에이전트에 특화된 모델입니다. 회사는 같은 날 34쪽 분량의 테크니컬 리포트(arXiv 2607.20062)를 함께 냈고, 며칠 만에 카카오의 포털 '다음'과 자사 에이전트 서비스에 얹는 소식까지 나왔습니다.
이 글은 그 리포트를 근거로, 무엇이 실제로 뛰어난지를 비전문가도 알 수 있게 상세히 풀어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어 업무 AI"라는 좁고 중요한 전장에서 체급을 두세 배 뛰어넘는 실전 능력을 보여준 모델입니다.
한눈에 보는 성과
어떤 모델인가
솔라 오픈 2는 전문가 혼합(MoE)이라는 구조를 씁니다. 2,500억 개 파라미터를 다 갖고 있지만, 질문 하나를 처리할 때 실제로 켜지는 건 150억 개뿐입니다. 큰 도서관을 두되 질문마다 사서 몇 명만 부르는 방식이라, "2,500억짜리 지식"을 "150억짜리 비용"으로 돌립니다. 올해 1월 나온 전작(솔라 오픈, 1,020억 규모)에서 반년 남짓 만에 2.5배 큰 모델을 다시 내놓은 셈입니다.
정체성은 세 가지입니다. 최대 100만 토큰의 긴 문맥(책 여러 권 분량을 한 번에 읽는 것), 에이전트 특화(단답이 아니라 "회의록 읽고 → 규정 대조하고 → 보고서 파일로 제출"까지 이어지는 장기 작업), 그리고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2차 사업으로 만든, 한국어에 최적화된 공개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성과 ① 한국어에서, 비교 모델 전체 중 1위
가장 강한 카드부터 보겠습니다. 리포트가 제시한 한국어 벤치마크에서, 솔라 오픈 2는 비교한 모든 모델 중 가장 높은 평균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엔 자기보다 훨씬 큰 오픈 모델은 물론, 앤트로픽·오픈AI의 빠른 등급 폐쇄형 API까지 포함됩니다.
| 한국어 벤치마크 | 솔라 오픈 2 (250B) | 딥시크 V4 (284B) | 클로드 하이쿠 4.5 | GPT-5.4 미니 |
|---|---|---|---|---|
| CLIcK (한국문화·상식) | 90.7 | 89.2 | 53.5 | 89.6 |
| HAE-RAE (한국어 이해) | 73.8 | 73.1 | 38.5 | 69.4 |
| KBank-MMLU (금융) | 80.8 | 79.5 | 68.9 | 79.0 |
| KBL (법률) | 75.5 | 72.8 | 69.9 | 75.3 |
| Ko-GDPval (사무작업) | 86.8 | 85.0 | 68.3 | 59.4 |
| KMMLU-Pro (종합지식) | 78.4 | 78.9 | 67.9 | 78.1 |
회사 자체측정. 굵은 값은 이 표에서 1위. 딥시크는 규모 표기 기준.
특히 눈에 띄는 건 한국 문화·법률·금융처럼 "한국이라는 맥락"이 필요한 시험에서의 우위입니다. CLIcK(한국문화 상식), KBL(법률), KBank-MMLU(금융)에서 훨씬 큰 모델과 폐쇄형 API를 모두 앞섰습니다. 한국어 최적화 학습이 실제 점수로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Ko-GDPval: 전작 3.4점에서 86.8점으로
이번 세대의 진짜 사건은 사무작업 능력입니다.
Ko-GDPval은 변호사·회계사·감염관리 전문가·프로젝트파이낸싱 심사역 등 58개 직군의 실제 업무 산출물을 채점하는 시험입니다(170과제·11산업). 자료·내용·구조·품질·서식·제약·파일형식 등 일곱 갈래 기준으로, 기계적으로 확인 가능한 항목과 판정 모델의 평가를 함께 씁니다. 리포트에는 요양급여 등재신청서, 국제기구 사전답변서 같은 실제 제출물을 PDF와 엑셀 두 형식으로 일관되게 작성한 사례가 통째로 공개돼 있는데, 산출물의 실체가 인상적입니다.
전작이 3.4점이던 시험에서 86.8점으로 뛴 것, 그리고 회사 발표 기준 6배 이상 큰 딥시크 V4 프로(86.9)와 0.1점 차라는 것. 이 두 숫자가 이 모델의 성격을 압축합니다. 규모로 밀어붙이는 대신, 한국 업무라는 좁은 표적을 정확히 겨눴다는 것입니다.
성과 ② 영어·코딩·수학에서도 동급 최강과 접전
한국어만 잘하는 모델이 아닙니다. 비슷한 체급(오픈 모델 및 빠른 등급 API)에서, 여러 핵심 지표를 앞서거나 나란히 합니다.
| 벤치마크 (영어) | 솔라 오픈 2 (250B) | 미모 V2.5 (310B) | 딥시크 V4 (284B) |
|---|---|---|---|
| MMLU-Pro (종합지식) | 86.2 | 84.6 | 85.9 |
| LiveCodeBench v6 (코딩) | 92.4 | 89.1 | 92.3 |
| AIME 2026 (수학) | 95.7 | 92.3 | 97.0 |
| APEX-Agents (에이전트) | 16.6 | 13.4 | 13.2 |
| SWE-Bench Verified (SW엔지니어링) | 70.4 | 73.0 | 73.8 |
회사 자체측정. 굵은 값은 이 표에서 1위. 비교군은 리포트가 '동급'으로 설정한 320B 이하 오픈 모델·빠른등급 API.
종합지식(MMLU-Pro), 코딩(LiveCodeBench), 에이전트(APEX-Agents)에서 비교군 1위입니다. 특히 자기보다 큰 미모(310B)·딥시크(284B)를 앞선다는 점이 이 모델의 자본효율을 보여줍니다. 수학(AIME 95.7)도 최상위권입니다.
정직하게 덧붙이면, 저장소·터미널급의 무거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SWE-Bench·Terminal Bench)에서는 딥시크·미모에 조금 뒤집니다. 리포트도 이를 "남은 격차"로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 모델은 세계 최강 프런티어(수천억~조 단위 최상위 폐쇄모델)와 겨루겠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자기 체급에서 최강, 그리고 한국어에서 전체 1위가 정확한 위치입니다.
성과 ③ 세계 최전선 아키텍처를, 짧은 기간에 소화
긴 문서를 다룰 때 기존 방식의 골칫거리는 '장부'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단어의 기록을 껴안고 가야 해서, 문맥이 길어질수록 메모리가 폭증합니다. 솔라 오픈 2는 이 문제를 요즘 세계 최전선에서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풉니다.
48개 층 중 4분의 3(36개)을 요약 메모 방식으로 채워 문맥을 고정 크기로 압축해 두고, 4개 층마다 1개씩 정밀 검색을 끼워 세밀한 되찾기를 보강했습니다. 요약 메모에는 흥미로운 장치가 하나 있습니다. 잘못 적은 기억을 그냥 잊는 게 아니라 부호를 뒤집어 능동적으로 지우는(음수 고유값) 기능입니다. 위치신호를 아예 심지 않는 설계(NoPE)로 학습 때 본 길이에 묶이는 한계도 피했습니다.
솔직하게 밝히면, 이 하이브리드 비율과 세부 기법은 업스테이지가 처음 발명한 것이 아니라 세계 최전선 오픈모델들이 2025년 하반기에 수렴시킨 조합입니다. 오히려 여기서 인상적인 건 그 최신 레시피를 짧은 기간에 2,500억 규모로 소화해 실제 제품으로 내놨다는 실행 속도입니다. 같은 길을 걷다 되돌아간 해외 사례도 있는 만큼, 이 소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 영리한 원가 공학이 하나 더 있습니다. 선택적 가중치 이식입니다. 구조를 크게 바꾸면서도, 새 구조에서도 모양이 살아남는 부품(전체의 약 2.3퍼센트, 임베딩·출력층·정규화·공유 전문가 등)만 전작에서 끼워 넣고 나머지는 새로 학습시켰습니다. 리포트 기준 이 방식으로 학습 초반 수렴이 약 1.7배 빨라졌습니다. GPU 예산이 한정된 정부 사업에서, 세대교체 비용을 줄이는 재사용 가능한 설계입니다.
성과 ④ 진짜 자산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 공장'
경쟁자가 따라 하기 가장 어려워 보이는 건 아키텍처가 아니라 훈련 방식입니다.
후반 학습은 네 단계입니다. 기본기(SFT) → 검증 가능한 보상으로 수학·과학 강화학습 → 12개 분야 전문가 모델을 따로 키움(추론·코딩·도구사용·검색·업무공간·안전 등) → 그 12명을 학생 하나에 눌러 담는 MOPD(다중 교사 온폴리시 증류). 핵심은 "온폴리시"입니다. 학생이 필기를 베끼는 게 아니라, 학생이 직접 풀어보고 해당 분야 교사가 실시간으로 첨삭하는 방식이라, 학생 혼자 헤매는 상황까지 교정됩니다.
그런데 리포트에서 가장 값진 자산은 따로 있습니다. 에이전트 훈련 데이터를 웹에서 긁는 게 아니라 직접 제조하는 공장입니다. 이름은 오피스버스(OfficeVerse). 가상 업무환경을 만들고 → 그 안에서 과제를 합성하고 → "채점기를 먼저 만든 뒤" 과제를 내며 → 실제 실행 검증을 통과한 것만 훈련에 넣습니다. 한국어 사무작업은 11개 산업 × 12개 과제 유형의 매트릭스로 짜여, 실제 기업 업무 흐름을 본떴습니다. 한국의 법령·서식·업무 관행이 코드로 굳어진 이 파이프라인이야말로, 남이 복제하기 비싼 실질 자산입니다.
거대한 모델 여럿을 동시에 굴리는 걸 받쳐주는 비동기 강화학습 인프라(느린 결과를 버리지 않고 신선도 기준으로 살려 쓰는 게이트웨이, 길이 편향 보정 등)의 시스템 엔지니어링도, 리포트가 상세히 공개한 성숙한 자산입니다.
성과 ⑤ 토크나이저: 조용하지만 확실한 원가 우위
눈에 덜 띄지만 확실한 무기가 토크나이저(글을 처리 단위로 써는 칼)입니다. 회사 발표 기준으로 솔라 오픈 2는 한국어 사무 프롬프트를 토큰당 4.41바이트로 처리해, 비교한 12개 토크나이저 중 1위이자 글로벌 최고보다 약 24퍼센트 효율적입니다. 토큰이 곧 비용이자 담을 수 있는 문맥의 양이라, 이 효율은 한국어 장문·에이전트 업무에서 그대로 원가 경쟁력이 됩니다. 남들보다 같은 일을 더 적은 토큰으로 한다는 뜻이니까요.
성과 ⑥ 발표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제품으로
벤치마크 숫자가 아무리 좋아도 제품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반쪽입니다. 솔라 오픈 2는 공개 며칠 만에 실제 서비스에 얹혔습니다.
- 포털 '다음': 검색·정보 탐색, 문서 요약, 일정 관리 등 대화형 AI 에이전트로 적용이 시작됐습니다.
- 자사 에이전트(타임리 AI): "모든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경험으로"를 표방하는 서비스에서 기본 추천 모델로 솔라 오픈 2를 선택할 수 있고, 파일을 직접 만들고 실행하며 필요한 도구를 스스로 붙여 쓰는 장기 작업을 수행합니다. 회사 자료에는 유튜브 강의를 읽어 카드뉴스를 만들고, 웹을 검색해 자료를 정리하는 실제 작업 흐름이 담겨 있습니다.
- 텔레그램 연동: 메신저에서 "오늘 주요뉴스를 다음에서 검색해 정리해줘" 같은 지시를 내리면 에이전트가 작업을 끝까지 수행해 결과를 보내줍니다.
업스테이지 김성훈 대표의 말처럼 "이제는 대화 능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에이전트 능력에 집중"하는 방향입니다. 모델이 논문 안에 머물지 않고, 국민이 매일 쓰는 포털과 업무 도구로 바로 내려왔다는 점이 이번 공개의 중요한 대목입니다.
공정하게, 함께 지켜볼 대목
성과를 강조하는 글일수록 경계를 분명히 해두는 편이 신뢰를 얻습니다. 두 가지를 정직하게 적습니다.
첫째, 이번 벤치마크 점수는 대부분 회사 자체측정입니다. 특히 한국어 강세를 보여준 시험(Ko-GDPval)은 회사가 직접 설계한 시험지입니다. 다만 리포트는 경쟁 모델들의 글로벌 등급전 점수를 외부 공식 보드와 맞춰 인용했고(점수를 깎은 정황은 없음), 남은 격차(무거운 SW 엔지니어링 등)도 스스로 인정합니다. 솔라 오픈 2 자신의 점수가 외부 독립 보드에 등재되는 시점이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둘째, 100만 토큰 문맥은 설계상 가능하고 그 길이로 학습(0.9조 토큰)까지 했지만, 그 길이에서 실제로 기억·회수가 되는지에 대한 표준 스트레스 테스트(건초더미 속 바늘 찾기 등)는 리포트에 아직 없습니다. 공개된 장문 지표는 10만 토큰급 시험(AA-LCR 62.3)까지입니다. 요약 메모 층으로 4분의 3을 채운 구조는 원래 장문의 정밀 회수가 태생적 숙제라, 실제 업무 도입 전 검증해볼 대목입니다.
이 두 가지는 흠결이라기보다, "발표 기준"과 "독립 검증"을 구분해서 읽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앞의 여섯 갈래 성과는, 그 구분을 감안하고 봐도 충분히 인상적입니다.
한국 관점에서 이 성과의 의미
이 모델의 값어치는 "글로벌 오픈모델 순위 몇 위"가 아니라, 한국 규제시장의 실제 수요를 채우는 능력에 있습니다. 금융·공공처럼 데이터를 밖으로 내보낼 수 없는 폐쇄망에서는, 중국 모델은 규제상 쓰기 어렵고 글로벌 API는 망 안에 들이기 어렵습니다. 그 빈자리를, 공개 가중치라 자체 서버에 설치할 수 있고 한국어 업무에 최적화된 이 모델이 채웁니다. 양자화 시 엔비디아 H200 두 장으로 돌아간다는 점도 도입 문턱을 낮춥니다.
무엇보다 이건 한국이 자체 기술과 정부 사업으로 만든 독자 모델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NIPA·IITP가 뒷받침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결과물이, 특정 해외 AI에 대한 의존을 줄이자는 취지를 넘어 발표 며칠 만에 국민이 매일 쓰는 서비스로 이어졌습니다.
세계 최전선을 통째로 발명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최전선을 가장 빠르게 소화해, 한국어와 한국 업무라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체급을 두세 배 뛰어넘어 보인 것, 그리고 그걸 곧바로 제품으로 증명해 보인 것. 저희는 그 실행력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업스테이지는 인터베스트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입니다. 본 글은 공개된 기술 리포트·모델카드·언론 보도를 근거로 한 소개이며, 비공개 자료나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은 담고 있지 않습니다. "회사 발표 기준" 또는 "회사 자체측정"으로 표시한 성능·효율 수치는 업스테이지가 자체 측정해 제시한 값으로, 외부 독립 검증 전입니다. 벤치마크의 비교군은 리포트가 '동급'으로 설정한 범위이며, 세계 최상위 프런티어 모델과의 직접 비교가 아닙니다.
주요 출처: 솔라 오픈 2 테크니컬 리포트(arXiv 2607.20062, 2026-07-22)·허깅페이스 모델카드(upstage/Solar-Open2-250B), 업스테이지 발표 및 제품 자료(타임리 AI), 언론 보도(디지털데일리·아주경제·이투데이·아이뉴스24), 관련 기법 원류 논문(Kimi Linear 등 공개 arX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