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듣고 안 듣고를 유전자 하나로 설명할 수 없게 되자, 오믹스 AI가 둘로 갈렸습니다
8월 26일 Cell에 2026 가상세포 챌린지 커멘터리가 실렸습니다. Arc Institute 가상세포 팀과 하니 구다르지가 쓴 글이고, 형식은 논문이 아니라 과제 공고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공고의 조건이 지난 1년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2025년 첫 대회는 사람 배아줄기세포 한 종류의 교란 데이터를 주고, 같은 세포에서 빼놓은 교란을 맞히라고 했습니다. 2026년에는 대회용 학습 데이터를 아예 주지 않습니다. Arc가 서로 다른 조직에서 유래한 암세포주 여섯 개에 CRISPR 간섭을 걸어 만든 데이터가 있는데, 세 개는 검증용, 나머지 세 개는 최종 평가용으로 감춰 둡니다. 참가자가 받는 것은 각 맥락당 표적을 겨냥하지 않는 가이드로 얻은 대조군 세포 1만 8,400개와, 어떤 유전자를 누를지 적힌 목록 300개뿐입니다. 한 번도 건드려 본 적 없는 세포에서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맞히라는 요구입니다. 채점도 발현량, 차등발현, 교란 효과 크기를 각각 재서 하나로 묶습니다. 지표가 좁으면 생물학이 아니라 순위표를 최적화하게 된다는 것이 주최 측이 밝힌 이유입니다.
작년 대회에는 114개국에서 5천 명 넘게 등록했고 1,200개 넘는 팀이 결과를 제출했습니다(주최 측 발표 기준). 최종 평가 데이터는 10월 22일에 공개되고, 제출 마감은 11월 5일, 수상은 11월 말입니다. 상금은 1위 10만 달러를 포함해 세 팀에 걸쳐 있고 절반은 엔비디아 크레딧입니다. 가중치나 코드 공개를 요구하지 않는데, 기업 참가를 끌어들이기 위한 설계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1년 만에 난이도를 이렇게 올렸다는 것은, 이 분야가 "예측이 되긴 하는가"에서 "쓸 수 있을 만큼 일반화되는가"로 질문을 옮겼다는 뜻입니다.
이 글은 그 질문이 왜 지금 나왔는지, 그리고 답이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 쪽에 있다는 근거를 정리한 것입니다. 논문·발표 기준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판단은 다루지 않습니다.
알파폴드가 가져간 층은 하나뿐입니다
바이오에서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대개 알파폴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알파폴드가 푼 것은 센트럴 도그마의 세 층위 중 맨 아래 하나, 단백질 구조입니다. 위쪽 두 층은 여전히 열려 있고, 지금 자본과 인력이 몰리는 곳도 그쪽입니다.
이 분할이 자의적인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질환과 형질이 양적 유전이라는 사실에서 필연적으로 나옵니다.
우성과 열성으로 설명되는 질환은 거의 없습니다
1980년대 교과서가 가르친 유전자 하나에 질병 하나라는 그림은 지난 10년 사이에 무너졌습니다. 영국 바이오뱅크가 50만 명 규모의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2023년 11월에 전면 공개하면서, 사람의 질환 대부분이 수많은 변이와 유전자의 누적 기여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데이터로 확인됐습니다. 유전적 이질성이라고 부르는 상태입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한 사람의 유전체는 기준 서열과 300만에서 500만 개 정도 다릅니다. 그리고 알파지놈 논문이 명시하듯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유전변이의 98퍼센트 이상이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영역에 있습니다(Cheng et al., Nature 2025). 단백질 서열을 바꾸지 않으므로, 그 변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바로 읽어낼 방법이 없습니다.
신약 개발 입장에서 이 이질성은 난제이면서 동시에 열려 있는 시장입니다. 가장 알아보기 쉬운 사례가 비만 치료제입니다.
27,885명에서 확인된 반응 편차
올해 5월 Nature에 실린 GLP-1 수용체 작용제 반응 유전체 연구는 GLP-1 계열 약을 쓴 27,885명의 자가보고 데이터로 전장유전체 연관 분석을 돌렸습니다. 결과가 명확합니다.
- GLP1R 유전자의 미스센스 변이 하나가 체중 감소 폭과 유의하게 연관됐습니다(P = 2.9 × 10⁻¹⁰). 효과 대립유전자 한 벌당 0.76킬로그램이 더 빠집니다.
- 같은 변이가 메스꺼움·구토와도 연관됐습니다. 효과와 부작용이 같은 축 위에 있다는 뜻입니다.
- GIPR 유전자의 연관은 터제파타이드를 쓴 사람에게서만 나타났습니다. 약의 작용 기전이 다르면 유전적 편차가 걸리는 자리도 다릅니다.
배경 수치가 더 인상적입니다. 심혈관 고위험군 1만 7천여 명을 4년간 추적한 SELECT 임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군의 평균 체중 감소는 104주 시점 기준으로 위약군보다 뚜렷했지만, 개인별 결과는 크게 갈렸습니다. 5퍼센트 이상 뺀 사람이 67.8퍼센트인 반면 25퍼센트 넘게 뺀 사람은 4.9퍼센트에 그쳤습니다. 뒤집으면 세 명 중 한 명은 5퍼센트도 못 뺐다는 뜻입니다. 208주 시점의 평균 감소폭은 10.2퍼센트였습니다. 같은 약, 같은 프로토콜,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이 연구는 자가보고 기반이라는 한계가 있고, 저자들도 임상시험 데이터가 아니라는 점을 명시합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국내 제약회사가 비만약을 개발한다고 하면 잘 만들고 많이 파는 것까지는 사업이지만, 그다음에 반드시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누구에게 듣고 누구에게 안 듣는가. 그 답은 전장유전체 데이터 없이는 나오지 않습니다.
가상세포는 환자를 모으지 않고 조직을 보려는 시도입니다
가상세포의 논리는 단순합니다. 특정 조직이나 세포에서 얻은 싱글셀 오믹스 데이터를 모아 예측 모델을 만들고, 거기서 세포와 유전자에 특이적인 표현을 뽑아냅니다. 그 표현을 쥐고 있으면, 사람마다 다른 유전자들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세포와 조직 수준의 변화로 옮겨 볼 수 있습니다.
질환이 일어난다고 알려진 조직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골라낼 수 있다면, 환자를 새로 모으지 않고도 바이오마커 연구의 앞단을 돌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약회사가 관심을 갖는 지점입니다.
문제는 이 논리가 실제로 작동하는지입니다. 올해 나온 근거는 양쪽으로 갈립니다.
키우는 쪽
스케일은 이미 기본값이 됐습니다. CellFM은 1억 세포로 8억 파라미터를 학습했고, scPRINT-2는 16개 종에서 3억 5천만 세포를 모았습니다. C2S-Scale은 270억 파라미터까지 올리면서 이 분야 최초로 스케일링 법칙을 체계적으로 보고했습니다. 2년 전 Geneformer의 3천만 세포가 많다고 하던 시절과 자릿수가 두 개 다릅니다.
가장 공격적인 사례는 3월에 나온 자이라 테라퓨틱스의 X-Cell입니다. X-Atlas/Pisces라는 이름으로 2,560만 개의 교란된 싱글셀 전사체를 만들었고, 확산 언어 모델 구조로 49억 파라미터까지 키웠습니다. 회사 발표 기준으로 교란 예측이 대규모 언어 모델과 같은 지수의 거듭제곱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처음 보였다고 합니다. 학습에 쓴 것은 관찰 데이터가 아니라 CRISPR 간섭으로 직접 개입해서 만든 데이터입니다.
되묻는 쪽
같은 해에 정반대 결과도 나왔습니다.
- Geneformer와 scGPT를 학습 없이 평가했더니, 변동이 큰 유전자를 그냥 골라내는 가장 단순한 방식보다 못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 Perturb-seq 데이터에서 scGPT와 scFoundation을 평가했더니, 학습 데이터의 평균값을 그대로 예측치로 쓰는 방식이 이겼습니다.
- Nature Methods에는 아예 제목이 "전사체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를 키우는 것은 고생은 많고 얻는 것은 적다"인 논문이 실렸습니다.
모델을 키우는 논문과 그 스케일이 값을 만드는지 되묻는 논문이 같은 해에 나란히 나오는 것이 지금 이 분야의 실제 모습입니다. 그래서 2026년 챌린지가 학습 데이터를 아예 빼버린 것입니다. 분포 안에서 잘하는 것과 분포 밖에서 쓸모 있는 것을 구분하겠다는 설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세포 유형을 분류하는 일에서는 이 모델들의 값이 증명되기 어렵습니다. 이미 상당히 풀린 문제이고, 라벨 붙이자고 수억 세포를 학습할 이유가 없습니다. 값이 매겨지는 자리는 교란 예측입니다. 인과적이고, 어렵고, 풀리면 실제로 쓸 데가 있습니다.
가상세포가 못 보는 자리를 유전자 언어 모델이 봅니다
가상세포에는 구조적인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유전 변이 수준의 정보를 해석하지 못합니다.
유전자와 유전변이는 다른 것입니다. 하나의 유전자 안에서 변이는 여러 방식으로 생깁니다. 발현을 줄이기도 하고 늘리기도 하며, 기능을 잃게 하기도 하고 새로 얻게 하기도 합니다. 가상세포는 유전자 단위로 세포 상태의 이동을 예측하지, 그 유전자 안 어느 위치의 어떤 염기 치환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미는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 자리를 맡는 것이 유전자 언어 모델입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지놈이 대표 사례로, 1메가베이스 길이의 DNA를 입력받아 유전자 발현, 전사 개시, 염색질 접근성, 히스톤 변형, 전사인자 결합, 염색질 접촉 지도, 스플라이싱까지 수천 개의 트랙을 염기 단위 해상도로 예측합니다. 변이 효과 예측 26개 평가 중 25개에서 기존 최고 모델과 같거나 나은 성능을 보고했습니다.
작동 방식은 컴퓨터 안에서 돌연변이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기준 서열의 한 자리를 다른 염기로 바꿔가며 모델 출력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계산합니다. 실험실에서 유전자가위로 변이를 하나씩 만들어 기능 변화를 재는 일을, 계산으로 대신하는 셈입니다. 수백만 개의 변이를 유전자가위로 다 만들어 보려면 연구실이 파산합니다. 그래서 먼저 예측하고, 검증할 후보만 추려서 실험합니다.
인핸서를 찾는 대신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한국에서는 아직 덜 회자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본격화된 흐름이 나옵니다. 합성 인핸서입니다.
인핸서는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영역에 있는 유전자 조절 스위치입니다. 하나 찾으면 3대가 먹고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찾기가 어렵고, 이 분야 사람들은 오랫동안 인핸서를 찾아다녔습니다.
여기서 널리 퍼진 오해 두 개를 바로잡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이 영역을 쓰레기 DNA라고 부른 사람은 리처드 도킨스가 아닙니다. 이 표현은 1972년 오노 스스무가 "우리 유전체에는 왜 이렇게 많은 쓰레기 DNA가 있는가"라는 논문에서 널리 쓰기 시작했습니다. 도킨스가 논한 것은 1970년대 후반 이후의 이기적 DNA 논의로 별개의 계보입니다.
둘째, 조절 활성이 있는 비코딩 영역의 비율은 이미 상당히 커졌습니다. 2020년 ENCODE 3단계가 보고한 조절요소 후보는 92만 6,535개, 유전체의 7.9퍼센트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Nature에 실린 ENCODE 4단계 확장 등록부는 이를 237만 3,014개로 늘렸고, 유전체 차지 비율은 21퍼센트입니다. 인간 조절요소의 97퍼센트 이상에 기능 특성화 데이터가 붙었습니다. 7에서 10퍼센트라는 숫자는 이제 옛 판본입니다.
찾기 어려우니 사람들이 생각을 바꿨습니다. 인핸서를 읽는 대신 쓰기로 한 것입니다. 알려진 인핸서들의 염기서열 수준 특성을 학습해서, 그런 성질을 갖는 서열을 새로 만들어 냅니다.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올해 Nature Methods에 실린 CREsted입니다. 제브라피시 발달 과정의 염색질 접근성 지도로 모델을 학습하고, 심장근육과 체성근육에서만 작동하는 인핸서를 컴퓨터로 설계한 뒤 실제 배아에 넣어 확인했습니다. 두 근육 모두 세 개 중 세 개가 성공했습니다. 다만 내피세포는 세 개 중 하나에 그쳤고, 두 세포를 동시에 겨냥하면서 발현 비율까지 조절하는 설계는 이중 활성은 관찰됐지만 양 조절은 여전히 정밀하지 않았습니다.
합성 인핸서가 치료로 이어지는 경로도 열렸습니다. 희귀질환에서는 유전자 발현이 너무 떨어지거나 너무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적정량으로 맞춰주는 것이 곧 치료입니다. 올해 Nature에 실린 연구는 합성 뮤 오피오이드 수용체 프로모터로 통증에 관여하는 대상피질 신경세포만 골라 억제하는 개념증명을 생쥐에서 보였습니다. 설계된 조절요소가 정의된 회로를 조작해 정밀 진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첫 사례입니다.
특정 세포에서만 켜지는 스위치를 설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유전자치료 전달체에 들어갈 세포 특이적 스위치가 됩니다. 전달체 회사와 조절요소 설계가 만나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데이터를 만드는 방식이 병목입니다
여기까지가 기술입니다. 그런데 산업 관점에서 결정적인 것은 다른 쪽입니다.
지금 교란 예측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내는 연구들은 하나같이 체계적으로 설계된 교란 데이터를 씁니다. 50개 세포주에 1,100개 약물을 조합한 데이터가 먼저 존재했기 때문에 모델이 그 위에서 인과를 배웁니다. 공개 데이터를 긁어모아 학습하는 방식으로는 여기까지 오지 못합니다.
이것이 앞서 본 회의론과 연결됩니다. 수천만 세포를 학습한 모델이 단순 기준선에 지는 이유는 모델이 나빠서가 아니라, 관찰만 잔뜩 쌓인 데이터에는 배울 인과 구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모델을 키우는 일은 이미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데이터를 만드는 방식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데이터를 판 회사가 아니라 공개한 회사가 앞서 있습니다
고품질 교란 데이터를 자체 생산한 회사가 그것을 구독형 데이터로 판매하리라는 전망은 자연스럽습니다. 실제로 데이터를 만드는 비용이 크고 살 사람이 분명하니까요. 그런데 지금까지 관찰되는 방향은 반대에 가깝습니다.
| 회사 | 만든 데이터 | 공개 방식 | 회수 경로(회사 발표 기준) |
|---|---|---|---|
| 타호 테라퓨틱스 | 1억 개 싱글셀, 50개 암세포주, 약 1,100개 화합물 | 전면 공개 |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 |
| 자이라 테라퓨틱스 | 2,560만 개 교란 전사체, 16개 맥락 | 데이터 공개, 소형 모델 가중치 공개 |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 |
| Arc Institute | 여섯 개 세포주 교란 데이터 | 대회 평가용 공개 | 비영리, 생태계 형성 |
타호는 자사 데이터를 두고 공개된 교란 싱글셀 데이터 전체를 합친 것보다 50배 크다고 밝히면서도 전면 공개했고, 회사 스스로를 싱글셀 기반 제약회사로 규정합니다. 자이라도 데이터셋과 소형 모델을 공개하면서 회수는 신약 쪽에 걸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는 타호·Arc·Biohub가 각각 수백만 달러를 대어 22만 5천 건 규모의 약물·환자 상호작용 데이터를 함께 만들기로 했습니다.
읽어야 할 신호는 이것입니다. 데이터 자체는 빠르게 상품에서 공공재 쪽으로 밀려나고 있고, 값은 그 데이터를 만드는 공정과 그것을 자기 의사결정에 연결하는 루프에 붙습니다. 데이터를 파는 사업이 앞으로 안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 앞서 있는 곳들은 공개로 생태계 표준을 먼저 잡고, 회수는 파이프라인에서 하겠다는 선택을 했습니다. 데이터를 팔아 회수하겠다는 계획은 이 선택과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산업 관점에서 값이 붙는 자리를 다시 나누면 이렇게 됩니다.
한국은 지금 데이터를 만들고 있습니다
"유전체 데이터 생산해서 뭐 하나, 질병은 조건이 시시각각 바뀌는데"라는 반응은 부처 과제를 기획하는 자리에서 여전히 나옵니다. 다만 사실관계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이 2024년에 시작돼 1단계 2028년까지 77만 2천 명을 목표로 진행 중입니다. 일반 참여자 58만 5천 명, 중증질환자 14만 명, 희귀질환자 4만 7천 명 구성이고 1단계 예산은 6,066억 원입니다. 2032년까지 100만 명이 최종 목표입니다. 유전체 생산은 마크로젠 컨소시엄이 맡아 전장유전체 14만 5,952건과 전사체 2,800건을 생산하기로 계약됐습니다. 그리고 한국보건의료정보원 발표 기준으로 올해 10월에 확보한 데이터를 연구자에게 처음 개방합니다.
즉 국가 차원의 전장유전체 확보는 이제 시작됐습니다. 남은 질문은 규모가 아니라 두 가지입니다.
첫째, 참여자 모집 속도입니다. 지난해 보도에서 모집기관 선정이 계획보다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1단계 목표 달성 여부는 이 속도에 달려 있습니다.
둘째,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인데, 전장유전체만으로는 앞서 본 두 축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유전변이는 알파지놈 계열 모델의 입력이 되지만, 그 변이가 어느 세포에서 무엇을 하는지 배우려면 조직·세포 수준의 오믹스 데이터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가상세포는 관찰 데이터가 아니라 개입 데이터를 필요로 합니다. 즉 표준화된 조건에서 유전자를 끄고 켜 가며 반응을 측정한 데이터입니다.
이 두 번째 종류의 데이터를 만드는 철학과 파이프라인을 가진 곳이 국내에는 아직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기업이 가진 균질한 공정이 이 자리에 쓰일 수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국내에서 관련 시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고려대 안준용 교수 연구실은 신경 오가노이드 세포 아틀라스를 기반으로 자폐 관련 교란 반응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고, 학습 데이터의 평균값을 그대로 쓰는 기준선까지 포함해 벤치마크를 공개했습니다. 다만 이런 작업이 개별 연구실이 아니라 산업 규모의 데이터 생산과 만나야 다음 단계가 열립니다.
무엇이 확인되면 이 그림이 틀린 것인가
이 글의 판단이 깨지는 조건을 적어 둡니다.
가상세포 쪽. 올해 11월 발표되는 2026 챌린지 결과에서 상위 모델들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세포주의 교란 반응을 실용적인 수준으로 맞힌다면, 데이터 병목보다 모델 일반화가 먼저 풀린 것이 됩니다. 반대로 상위권이 여전히 단순 기준선 근처에 몰린다면 병목은 데이터 쪽이 맞습니다.
유전자 언어 모델 쪽. 컴퓨터 안 돌연변이 실험의 예측이 대규모 병렬 리포터 실험 결과와 얼마나 맞는지가 관건입니다. 지금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가 이 축의 실제 진도입니다.
합성 인핸서 쪽. 생성 모델 계열이 포유류에서, 그것도 염색체에 삽입된 상태에서, 첫 세대 방식과 직접 맞붙은 비교 결과가 아직 없습니다. 이 비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론적 우위와 실증된 우위를 섞어 읽으면 안 됩니다.
사업 구조 쪽. 교란 데이터를 구독형으로 판매해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드는 회사가 나온다면, 앞의 표에서 정리한 방향이 뒤집힙니다. 현재까지는 공개하고 파이프라인에서 회수하는 쪽이 앞서 있습니다.
맺으며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라는 한 층을 가져갔고, 남은 두 층은 인간의 질환이 양적 유전이라는 사실 때문에 서로 다른 문제로 갈라졌습니다. 세포 상태를 예측하는 쪽과 염기 하나의 효과를 해석하는 쪽입니다. 두 축 모두 모델은 이미 빠르게 커지고 있고, 실제로 부족한 것은 가설을 세우고 개입하고 결과를 재서 다음 가설로 되돌리는 방식으로 생산된 데이터입니다. 데이터를 만드는 방식이 바뀌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가 앞으로 몇 년의 차이를 만듭니다.
주요 출처: Virtual Cell Challenge 2026, Cell(2026-08-26), Arc Institute 공고(2026-08-20), AlphaGenome, Nature(2025), GLP-1 반응 유전 예측, Nature(2026), ENCODE 조절요소 확장 등록부, Nature, CREsted, Nature Methods(2026), 합성 프로모터 기반 정밀 진통, Nature(2026), X-Cell 발표(2026-03-17), Tahoe-100M 공개,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개방 계획 보도(2026-05-20), 안준용 교수 연구실 노트.
수치와 성능 주장은 각 논문·회사 발표 기준이며 독립 검증 전입니다. 특정 종목에 대한 판단은 다루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