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오클라우드는 흑자입니다. 그 흑자는 정부가 만들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한국 GPU 클라우드 산업에 대해 공개된 정보는 대부분 "누가 GPU 몇 장을 확보했다"는 형태였습니다. 정부가 2조 원을 썼고 9,704장이 배분됐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그 GPU를 돌려서 실제로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는 아무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사업자 대부분이 비상장이거나(엘리스, 모레), 대기업의 한 부문이라 별도 손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삼성SDS).
2026년 8월 21일 엘리스그룹이 코스닥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이 공백이 처음 메워졌습니다. 9월 4일 정정신고서까지 나오면서 사업 구조, 원가, 고객 구성, 자금 계획이 규제 문서 수준의 상세함으로 공개됐습니다. 이 회사에 투자할지 여부와 별개로, 한국 네오클라우드 산업의 단위경제를 처음으로 숫자로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예상과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흑자인데 미국은 적자입니다
같은 2026년 상반기, 같은 사업, 반대의 손익입니다.
| 항목 | 엘리스그룹 | CoreWeave |
|---|---|---|
| 반기 매출 | 344억 원 (전년 동기 대비 +202.18%) | 46억 5,300만 달러 (+112% YoY) |
| 영업손익 | 영업이익 103억 원 | 영업손실 4,900만 달러 |
| 영업이익률 | 30.09% | 마이너스 |
| 조정 EBITDA 마진 | 68% (반기 EBITDA 232억) | 59% |
| 순손익 | 순이익 91억 원 | 순손실 13억 6,600만 달러 (반기) |
CoreWeave는 매출이 두 배로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분기 감가상각비 13억 9,300만 달러와 이자비용 6억 4,000만 달러가 EBITDA를 전부 먹어치웁니다.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2억 6,700만 달러의 2.4배입니다. 총차입금은 355억 5,100만 달러입니다.
즉 EBITDA 59퍼센트는 이 사업모델에서 수익성 지표가 아닙니다. 자본비용을 빼기 전 숫자일 뿐입니다. 이 구조는 지난번 성장 곡선 분석에서 다뤘던 문제가 한 분기 만에 손익계산서 표면으로 올라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엘리스는 어떻게 30퍼센트를 냈을까요. 기술이 더 좋아서가 아닙니다.
차이의 출처는 수요위험을 누가 지느냐입니다
엘리스 신고서에 이런 숫자가 있습니다. 연결 기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대상 매출이 2025년 약 135억 원(클라우드 매출의 34.27%), 2026년 반기 약 225억 원(65.59%)입니다.
한 기관이 클라우드 매출의 3분의 2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건 회사의 결함이 아니라 한국 시장의 구조입니다. 2025년과 2026년 두 차례에 걸쳐 정부가 GPU를 대량 구매하는 사업을 열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사업자 구성을 결정했습니다.
| 구분 | 1차 (2025년 7월) | 2차 (2026년 6월) |
|---|---|---|
| 예산 | 1조 4,590억 원 (추경) | 2조 805억 원 |
| 물량 | 약 1.3만 장 (B200 10,080 + H200 3,056) | 9,704장 (베라루빈 2,016 + B300 7,688) |
| 선정 |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카카오 | 네이버클라우드, 삼성SDS, 엘리스그룹 |
| 탈락 | 쿠팡 | KT클라우드, 쿠팡 |
2차 사업에서 엘리스는 B300 2,560장을 배정받았고, 국비 지원 협약 규모는 3,408억 원입니다. 2026년 10월 수도권 데이터센터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2031년까지 5년간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광주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의 국가 AI데이터센터 고도화 사업 176.8억 원이 별도로 붙습니다.
핵심은 계약의 성격입니다. 정부지원사업에서는 전담기관이 대금 지급의무를 지고, 실제 GPU는 선정된 기업과 대학이 씁니다. 사업자 입장에서 가동률 위험과 고객 신용위험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CoreWeave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를 상대로 지는 위험, 즉 고객이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자체 인프라로 내재화할 위험을 한국 사업자는 지지 않습니다.
30퍼센트 영업이익률은 이 조건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실력의 증거로 읽으면 오독이고, 위험 배분 구조의 결과로 읽어야 맞습니다.
여기서 미국과의 대비가 선명해집니다. CoreWeave의 상위 두 고객이 매출의 63퍼센트를 차지합니다(1H26 기준 Customer A 40%, Customer B 23%). 고객 집중도만 보면 한국과 비슷해 보이지만 성격이 정반대입니다. CoreWeave의 고객은 언제든 경쟁자가 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러이고, 엘리스의 고객은 5년 예산이 확정된 정부기관입니다.
흑자에는 시점 문제도 섞여 있습니다
반기 매출 344억 원, 전년 동기 대비 202.18퍼센트 증가라는 숫자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고서 본문이 그 출처를 밝히고 있습니다. 2025년에 선수금 성격으로 쌓아둔 계약부채가 2026년부터 매출로 인식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계약부채 잔액은 2024년 15억 원, 2025년 305억 원, 2026년 반기 114억 원입니다. 2025년에 305억 원이 쌓였다가 반기에 상당 부분이 매출로 풀린 흐름입니다. 회사는 계약별 인식 기간이 1개월에서 10개월까지 제각각이라 평균 인식기간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 효과가 얼마나 큰지는 다른 각도에서 확인됩니다. 2025년 연간 EBITDA는 178억 원인데 2026년 반기만으로 232억 원입니다. 반기가 전년 연간을 넘습니다. 성장이 실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인식 타이밍이 만든 계단과 구조적 성장을 분리하지 않으면 이 회사의 정상 수익력을 알 수 없습니다.
참고로 회사는 2023년과 2024년 감사보고서를 재발행한 이력이 있습니다. 수익인식 기간귀속 오류와 전환상환우선주 조건변경 해석 차이가 원인이었습니다. 수익인식 시점이 손익의 핵심 변수인 사업에서 나온 재작성이라는 점은 기록해둘 만합니다.
이미 시작된 감가상각 계단
정부 수요가 위험을 막아주는 대신, 자본집약성은 그대로 남습니다. 엘리스의 매출 대비 감가상각비 비중 추이입니다.
| 연도 | 2023년 | 2024년 | 2025년 | 2026년 반기 |
|---|---|---|---|---|
| 매출 대비 감가상각비 | 9.2% | 14.9% | 31.8% | 37.4% |
| 영업이익률 | 40.92% | 23.93% | 13.12% | 30.09% |
감가상각비 절대액은 2023년 30억 원, 2024년 52억 원, 2025년 126억 원으로 3년간 연평균 105.9퍼센트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 연평균 증가율은 10.49퍼센트입니다. 2023년 40.92퍼센트였던 영업이익률이 2025년 13.12퍼센트까지 내려온 것은 이 격차 때문입니다. 2026년 반기에 30퍼센트대로 반등한 것은 앞서 본 계약부채 인식으로 매출이 한 번에 늘었기 때문이지, 비용 구조가 개선돼서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계단은 한 번 더 올라갑니다. 회사는 공모로 조달하는 순수입금 1,549억 원을 전액 데이터센터 기반 인프라에 쓸 계획입니다. 수도권 287억 원, 호남권 1,263억 원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대목이 있습니다. 이 1,549억 원에 GPU 서버 구매비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공모자금은 컨테이너, 냉각설비, UPS, 3MW급 비상발전기, 고압 수변전 같은 기반 인프라에만 쓰입니다. GPU 조달 재원으로 회사가 제시한 것은 장기 사용계약 고객이 내는 계약금과 선급금, GPU와 서버를 담보로 하는 장비금융, 금융리스, 자산담보부 대출, 영업현금흐름입니다.
이 문장은 CoreWeave가 걸어간 길과 정확히 같은 경로를 가리킵니다. CoreWeave는 GPU와 고객계약을 함께 담보로 잡는 구조로 355억 달러를 조달했고, 그 이자비용이 지금 영업이익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엘리스도 GPU 도입 규모가 커질수록 같은 종류의 재무 구조로 들어갑니다. 회사 스스로 신고서에서 이자비용 증가와 부채비율 상승, 기존 주주 지분 희석 가능성을 명시했습니다.
왜 호남인가: 수도권 승인율 2퍼센트
공모자금 배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호남권에 1,263억 원, 수도권의 4배 이상을 쓴다는 점입니다. AI 수요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데 왜 호남일까요.
답은 전력입니다.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25년 8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수도권 계통영향평가 신청 195건(약 20GW) 중 통과는 4건입니다. 승인율 2퍼센트입니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29건 중 26건이 통과해 89.7퍼센트입니다. 서울은 단 1건만 통과했습니다.
배경에는 수요 폭증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계약전력 신청 규모는 2020년 이전 60MW에서 2023년 3,091MW로 3년 사이 50배 이상 늘었습니다. 2024년 8월부터 2026년 3월까지 1차 기술검토 신청 736건 중 71퍼센트가 수도권에 몰렸습니다. 전기사업법 시행령은 수도권에서 5MW 이상 데이터센터가 계통에 부담을 줄 경우 한전이 공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7일 국회를 통과한 AIDC 특별법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합니다. 인허가 일괄처리와 150일 타임아웃제를 도입하고, 비수도권 AIDC에 대해서는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합니다. 발전사업자와의 직접 전력구매계약 특례도 열립니다. 다만 시행은 9개월 유예를 거쳐 2027년 2월이고, 미국식 오프그리드(계통에서 물리적으로 분리된 자체 발전)는 허용하지 않아 한전 계통 안에서의 특례에 머뭅니다.
한국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새로 지으려면 수도권은 사실상 막혀 있습니다. 비수도권은 열려 있고, 2027년 2월 특별법이 시행되면 그 격차는 제도적으로 더 벌어집니다. 엘리스가 호남권에 최대 40MW 규모를 계획하고 그중 10MW를 먼저 짓고 있는 것은 이 조건을 읽은 배치입니다.
2027년의 병목은 칩이 아니라 전기라는 글에서 다룬 문제가 한국에서는 이런 형태로 나타납니다. 미국은 발전 용량 자체가 부족하고, 한국은 발전보다 계통 접속과 인허가에서 막힙니다.
모듈형 데이터센터는 이 병목의 우회로입니다
엘리스의 AI PMDC는 컨테이너에 미리 제작한 데이터센터를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부지 조성과 설계, 시공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기존 방식 대비 구축 기간이 짧고, 필요한 만큼 모듈 단위로 늘릴 수 있습니다. 회사는 전력사용효율(PUE)을 약 1.1 수준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는데, 통상 1.5 수준인 전통 데이터센터 대비 동일 부하에서 25에서 30퍼센트의 전력 절감에 해당합니다. 공랭식과 수랭식 냉각 기술로 2026년 4월 특허 2건을 등록했습니다.
이 방식이 한국에서 갖는 의미는 원가 절감보다 시간과 입지의 자유도에 있습니다. 대형 데이터센터 한 동을 짓는 데 걸리는 인허가와 공사 기간을 모듈 단위로 쪼개면, 승인율 2퍼센트의 관문을 통째로 통과할 필요가 줄어듭니다.
경쟁도 이미 시작됐습니다. LG CNS는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 'AI 박스'를 2026년 상반기 출시 계획으로 준비하며 LG전자의 칠러 열관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와 전기 부문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모듈형은 엘리스만의 영역이 아니라 한국 특유의 전력 제약이 만들어낸 공통 해법에 가깝습니다.
한 가지 더. 엘리스가 GPU를 담을 그릇을 만드는 데 1,549억 원을 쓴다는 것은, 그 돈이 컨테이너 제작, 칠러와 드라이쿨러, UPS, 3MW급 비상발전기, 고압 수변전 설비, 전기공사, 구조해석과 운송, 설계와 감리로 흘러간다는 뜻입니다. GPU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은 GPU를 파는 회사만이 아니라 전력과 냉각의 공급망 전체로 전달됩니다. 국내에서 이 계층은 아직 상장 비교군이 얇습니다.
2027년의 갈림길
지금까지의 구조를 정리하면 한국 네오클라우드의 현재는 이렇습니다. 정부가 수요위험을 흡수해준 덕분에 흑자이고, 전력 제약 때문에 비수도권과 모듈형으로 밀려났으며, 자본집약성은 미국과 똑같이 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부 사업의 성격입니다. NIPA 2차 사업은 2031년까지 5년간 운영되지만 운영비는 사업자 부담이고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2차 사업 배정 물량 중 B300 3,328장(약 34퍼센트)은 사업자 자체활용분입니다. 정부가 보장하는 것은 초기 구축과 일부 수요이지, 설비 수명 전체의 가동률이 아닙니다.
그래서 갈림길은 하나의 질문으로 좁혀집니다. 민간 앵커 고객이 정부가 비운 자리를 채우는가.
회사가 신고서에서 인용한 국내 GPU 클라우드 시장 추정은 2025년 약 1조 1,595억 원에서 2031년 약 3조 7,537억 원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 자료에 클라우드 사업자 비중을 적용해 회사가 산정한 것이고, 정부향 비중 10퍼센트라는 가정은 미국 연방정부의 클라우드 지출 비율을 참고한 값입니다. 국내 직접 통계가 아니라는 점을 회사도 명시했습니다. 시장 전망 자체가 아직 추정의 영역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계약부채 전환분을 뺀 순수 신규 매출이 분기마다 늘어나는가. 2026년 반기의 202퍼센트 성장에서 시점 효과를 걷어내야 진짜 성장률이 보입니다.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첫 시험대입니다.
둘째, 민간 장기계약이 공시되는가. 회사는 국내 기업 고객과 GPU 인프라 장기계약을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호남권 40MW 중 10MW를 먼저 짓는 단계적 접근은 신중한 설계이지만, 고객 없이 완공된 설비는 매출 없는 감가상각으로 바로 전환됩니다. 매출 대비 감가상각비 37.4퍼센트가 이미 그 방향의 압력을 보여줍니다.
셋째, GPU 조달을 어떤 부채로 하는가. 장비금융과 자산담보부 대출로 GPU를 들이면 한국 사업자의 재무구조도 CoreWeave와 같아집니다. 그때부터 감가상각 내용연수 논쟁이 국내 손익에도 직접 적용됩니다. CoreWeave는 2023년 GPU 내용연수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렸고, 마이클 버리는 실제 경제적 수명이 2에서 3년이라며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누적 1,760억 달러의 감가상각 과소계상을 주장했습니다.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번스타인은 5년 된 A100도 여전히 마진을 내고 있고 추론 수요가 잔존가치를 받쳐준다고 봅니다. 엘리스는 GPU 서버에 5년 정액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논쟁의 결론은 회계 가정이 아니라 6년차 GPU의 실제 임대료가 정합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는 아직 아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남는 것
한국 네오클라우드 산업에 대해 이번에 새로 알게 된 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 사업은 한국에서 현재 흑자입니다. 그 흑자는 정부가 5년치 수요를 확정해준 위험 배분에서 나왔고, 기술 우위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자본집약성은 미국과 동일하게 부담하고 있으며 매출 대비 감가상각비는 이미 37퍼센트를 넘었습니다. 전력계통 제약 때문에 신규 투자는 비수도권과 모듈형으로 향하고 있고, 2027년 2월 AIDC 특별법 시행 이후 이 방향은 제도적으로 강화됩니다. GPU를 담보로 한 부채 조달이 시작되면 한국 사업자의 손익도 미국과 같은 구조로 수렴합니다.
네오클라우드 해부에서 이 사업이 과도기적 차익거래인지 장기 생존 모델인지 물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답은 이렇게 좁혀집니다. 정부 예산이 만든 수요 위에서는 확실히 되는 사업이고, 그 예산이 끝나는 지점부터가 진짜 사업입니다. 2031년까지는 시간이 있고, 그 사이에 민간 수요를 만들어내는지가 이 산업의 성패를 가릅니다.
이 글의 수치는 엘리스그룹이 2026년 9월 4일 제출한 정정 증권신고서, CoreWeave와 Nebius의 2026년 2분기 공시, 한국전력 전력연구원과 정부 부처 발표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시장 규모 전망과 일부 계획 단계 사업은 추정이며 본문에 그렇게 표시했습니다. 개별 종목에 대한 판단은 다루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