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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야 나델라가 말하는 ‘기업의 토큰 전략’, 개념부터 실행과 기대 효과까지

AI 전략엔터프라이즈 AI토큰 자본VC 관점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야 나델라가 최근 한 대담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다." 처음 들으면 조금 거창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곱씹어 보면, AI를 그저 '도입하는 도구' 정도로 보던 시각을 꽤 바꾸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가 말한 ‘기업의 토큰 전략’ 을 개념부터 실행 방안, 기대 효과까지 처음 보시는 분도 편하게 따라오실 수 있도록 정리해 보겠습니다. (원문은 아래 참고의 대담 영상·녹취입니다.)

한 줄 요약

  • 나델라의 핵심은 앞으로 기업 경쟁력이 사람이 쌓은 자본(인적 자본) + AI를 굴려 쌓는 자본(토큰 자본) 으로 다시 정의된다는 것입니다.
  • 회사만의 차별성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 회사 안의 암묵지(문서에 안 적힌 노하우) 를 AI 작업 기록으로 쌓는 데서 나온다고 봅니다.
  • 그래서 실행의 핵심은 ‘AI 공급망’을 직접 설계하고, 그 암묵지가 밖으로 새지 않게 지키는 것입니다.

1. ‘토큰 자본’이란 무엇인가

먼저 ‘토큰’부터

‘토큰(token)’은 AI가 글이나 코드를 읽고 쓸 때 다루는 가장 작은 글자 조각입니다. AI는 이 토큰을 처리하면서 일을 합니다. 그래서 "AI를 굴린다"는 건 결국 "토큰을 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델라가 말하는 ‘토큰 자본(token capital)’ 은, 회사가 AI를 자기 업무에 굴리면서 쌓이는 자산을 말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경력이 쌓이듯, AI를 자사 일에 계속 돌리면 그 회사만의 데이터·맥락·노하우가 쌓입니다.

새로운 기업 경쟁력 = 인적 자본 + 토큰 자본

지금까지 기업의 힘은 주로 ‘사람’에서 나왔습니다(인적 자본 = 사람이 쌓은 지식·판단·관계). 나델라는 여기에 한 축이 더해진다고 봅니다. AI를 굴려 쌓는 토큰 자본입니다. 비기술 기업의 CEO도 이제 인적 자본만큼 토큰 자본을 이해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앞으로의 기업 경쟁력 인적 자본 사람이 쌓은 지식·판단·관계 human capital + 토큰 자본 AI를 자사 업무에 굴려 쌓는 자산 token capital 차별화된 자산은 ‘모델’이 아니라 회사 안의 암묵지·데이터·평가·작업 기록에서 나옵니다.
그림 1. 나델라가 말하는 새 경쟁력 공식. 최고 모델은 누구나 빌려 쓸 수 있으니, 차별성은 회사 안에만 있는 것에서 나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회사만의 차별성은 ‘모델’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최고 모델은 누구나 빌려 쓸 수 있으니까요. 진짜 차별성은 회사 안에만 있는 것에서 나옵니다. 사람의 판단과 취향, 일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이 AI 작업 기록(누가 어떤 순서로 무엇을 했는지 남은 자취)으로 쌓인 자리입니다.

2. ‘언덕을 오르는 기계’라는 비유

나델라는 좋은 비유를 듭니다. 옛날 마이크로소프트의 초기 BASIC(베이식) 도구가 개발자 생태계를 열었듯, AI 시대의 핵심은 ‘언덕을 오르는 기계(hill-climbing machine)’ 라는 겁니다.

무슨 뜻이냐면, 회사가 ① 목표, ② 데이터, ③ 평가(잘했는지 확인하는 장치), ④ 보상(잘하면 점수를 줘 더 잘하게 만드는 장치)을 넣으면, AI 성능이 한 번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 조금씩 계속 더 높이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마치 언덕을 한 걸음씩 오르듯이요.

① 목표 objective ② 데이터 data ③ 평가 eval · 잘했는지 확인 ④ 보상 reward · 잘하면 점수 언덕을 오르는 기계 hill-climbing machine 성능 ↑ 계속 개선
그림 2. 목표·데이터·평가·보상을 넣으면 성능이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조금씩 계속 올라갑니다. 나델라가 든 ‘언덕 오르기 기계’ 비유입니다.

3. 가장 큰 위험, ‘한 번 나가면 못 돌아오는 문’

나델라가 가장 강하게 경고하는 지점입니다. 회사의 진짜 차별성은 문서로 정리된 데이터보다, 사람 머릿속의 암묵지(문서에 안 적힌 판단·취향·일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AI는 사람과 AI가 함께 일한 기록에서 이 암묵지를 뽑아내 모델·맥락·기술로 압축해 냅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외부 모델 회사 쪽으로 새어 나가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나델라는 이를 ‘한 번 나가면 못 돌아오는 문(one-way door)’ 이라고 부릅니다. 내 회사의 노하우가 남의 모델을 똑똑하게 만들어 주는 데 쓰이고 나면, 다시 거둬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 회사 AI 작업 기록 · 평가 회사 안에 쌓임 ✓ 암묵지가 회사 자산으로 쌓입니다 우리 회사 외부 모델 회사 한 번 나가면 끝 ✗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림 3. 같은 암묵지라도 회사 안에 쌓이면 자산이 되고, 외부 모델로 새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나델라가 말한 ‘한 번 나가면 못 돌아오는 문’입니다.

4. ‘내 AI 공급망’ 설계하기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델라는 1년 안에 거의 모든 기업이 "내 AI 공급망(AI supply chain)은 어떻게 생겼나"를 묻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AI를 돌리는 데 필요한 것들(모델, 데이터, 맥락, 평가, 에이전트, 거버넌스·보안, 연산)을 어떻게 조달하고 엮을지가 곧 회사 전략의 일부가 된다는 뜻입니다.

‘내 AI 공급망’을 이루는 것들 거버넌스·보안 누가 무엇에 접근·사용하는지 규칙 (governance·security) 에이전트 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AI 일꾼 (agent) 평가 잘했는지 확인하는 장치 (eval) 컨텍스트 그때그때 필요한 회사 맥락·자료 (context) 데이터 학습·판단의 재료 (data) 모델 두뇌. 큰 문제엔 최고 모델, 작은 문제엔 가벼운 모델 (model) 연산 돌릴 계산 자원, GPU 등 (compute)
그림 4. AI 공급망의 일곱 층. 이 조달·연결 구조 자체가 회사 전략의 일부가 됩니다.

실행에서 나델라가 든 원칙 하나가 인상적입니다. "큰 문제에는 최고 모델을, 작은 문제에는 가벼운 모델을 써라." (원문: don't use frontier models for non-frontier problems.) 모든 일에 가장 비싼 최고 모델을 쓰는 건 낭비입니다. 비용과 성능을 같이 봐야 합니다.

또 하나, 이 변화는 코딩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AI가 작은 일을 돕던 단계 → 코드 묶음 하나를 통째로 맡아 처리하는 자율 에이전트 → 여러 에이전트를 한꺼번에 부리는 작업 환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나델라는 이 흐름이 코딩을 넘어 지식노동 전체로 퍼질 거라고 봅니다.

5. 기대 효과, 무엇이 좋아지나

이 전략이 자리 잡으면 세 가지가 달라진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시간이 갈수록 두꺼워지는 방어력. AI를 자사 일에 굴릴수록 그 회사만의 데이터와 노하우가 복리처럼 쌓이고, 경쟁자가 따라오기 어려워집니다. (여기서 ‘방어력’은 경쟁사가 쉽게 못 따라오게 막아 주는 힘입니다.)
  2. 외부 의존이 줄어듭니다. 핵심 노하우가 밖으로 새지 않고 회사 자산으로 남습니다.
  3. ‘AI를 쓰는 회사’에서 ‘AI로 배우는 회사’로. 한 번 도입하고 끝이 아니라, 일할수록 더 똑똑해지는 구조가 됩니다.

6. 투자자로서 제가 보는 함의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나델라의 이야기는 꽤 실용적인 잣대를 줍니다.

  • 단순 챗봇이나 껍데기 앱은 방어력이 약합니다. 반대로 고객사의 암묵지를 안전하게 담아 회사 자산으로 쌓아 주는 회사가 길게 봤을 때 강하다고 봅니다.
  • 그래서 저는 회사를 볼 때 "AI를 잘 쓰는가"보다 "고객의 일하는 방식과 노하우를 안전하게 담아 복리로 쌓아 주는가" 를 눈여겨봅니다.
  • 한국이라면 공공·의료·제조·금융·국방처럼 암묵지가 깊은 영역에서,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돌리는 ‘운영 체계’를 만드는 회사를 먼저 보고 싶습니다.
  • 국가 차원의 ‘AI 주권’도, 저는 "데이터를 국내에 둔다"는 것보다 "국내 기업의 노하우가 밖으로 일방 유출되지 않고 국내 산업의 자산으로 쌓이는가" 가 더 실질적인 질문이라고 봅니다. 이건 나델라가 국가 전략에 준 조언과도 통합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앞으로 강한 회사는 ‘AI를 도입한 회사’가 아니라, 자기 일하는 방식을 AI 작업 기록으로 회사 안에 쌓아 시간이 갈수록 똑똑해지는 회사입니다. 물론 이건 나델라의 관점에 제 해석을 얹은 것이라, 하나의 시각으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정보 공유이자 제 개인적인 생각이며, 특정 회사나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인용한 발언은 아래 출처의 대담 기준입니다.

참고

  • Satya Nadella, On making human and token capital compound (Possible 팟캐스트, 2026) · 녹취 · 영상
YS-VC | Founder Intake Desk — Interv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