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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열려 있고, 빠릅니다: 중국 AI 에이전트의 기술과 사업화 동향

AI 전략중국 AIAI 에이전트VC 관점

요즘 AI 에이전트(스스로 일을 처리하는 AI) 이야기를 미국 회사들만 보고 하면 절반만 보는 셈입니다. 지난 1년 사이 중국 쪽이 무섭게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한 줄 지시로 리서치 보고서를 쓰고 웹앱까지 만들어 주는 ‘Manus(마누스)’가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됐고, 딥시크(DeepSeek)나 Qwen(알리바바) 같은 ‘가중치를 공개한 모델’이 세계 개발자들의 기본 선택지가 됐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국 AI 에이전트의 기술과 사업화 동향을, 처음 보시는 분도 편하게 따라오실 수 있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다만 워낙 빠르게 바뀌는 분야라, 아래 수치는 보도·공시 기준이고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한 줄 요약

  • 기술: 중국은 ‘가중치를 공개한 모델’과 ‘화면을 직접 보고 조작하는 에이전트’ 두 곳에서 빠르게 치고 나왔습니다.
  • 사업화: 국내에서 모델을 빌려 쓰는 통로(API) 값이 바닥까지 떨어지면서, 돈은 구독·에이전트 앱·기업용·해외 진출(出海)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한마디로 싸고, 열려 있고, 빠릅니다. 다만 데이터 보안과 규제라는 큰 리스크가 함께 붙습니다.

1. 큰 그림, 누가 뛰고 있나

먼저 판을 한눈에 보겠습니다. 거대 플랫폼 넷과, 주목받는 독립 스타트업 다섯이 동시에 달리고 있습니다.

거대 플랫폼 (유통·생태계 장악) 바이트댄스 더우바오 · 코제 UI-TARS 알리바바 Qwen · 콰크 텐센트 위안바오 (위챗 연동) 바이두 ERNIE · 에이전트 주목 스타트업 (모델·에이전트 전문) 딥시크 싸고 강한 오픈 모델 문샷 Kimi 에이전트형 즈푸 GLM · AutoGLM 미니맥스 멀티모달 · 영상 Manus 범용 에이전트
그림 1. 중국 AI 에이전트 생태계. 위챗·더우인 같은 유통을 쥔 거대 플랫폼과, 모델·에이전트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이 함께 달립니다.

이 중 바이트댄스의 더우바오(豆包)는 중국 1위 AI 앱으로, 월 사용자가 3억 명대로 알려졌습니다(QuestMobile 집계 보도 기준). 즉 거대 플랫폼은 ‘유통’을, 스타트업은 ‘모델과 에이전트 기술’을 무기로 삼는 그림입니다.

2. 기술 ① 가중치를 공개한 ‘오픈 모델’ 파도

가장 큰 변화는 ‘가중치를 공개한 모델(open-weight)’입니다. 누구나 내려받아 자기 서버에서 직접 돌릴 수 있는 AI 모델을 말합니다.

  • 딥시크는 적은 비용으로 좋은 성능을 내며 판을 흔들었습니다. 비결 중 하나가 ‘필요한 부분만 켜서 쓰는 구조(MoE)’로 연산을 아끼는 것이었습니다.
  • Qwen(알리바바)은 모델 공유 사이트 허깅페이스에서 다운로드 1위 자리에 올라, 메타의 라마(Llama)를 제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2025~2026 기준 보도).
  • 여기에 Kimi(문샷), GLM(즈푸), 미니맥스의 모델이 더해지며, 전 세계에서 새로 만들어지는 미세조정 모델의 상당수가 중국 모델을 토대로 한다는 집계도 있었습니다.

왜 굳이 공개할까요. 세 가지로 봅니다. 첫째, 전 세계 개발자가 자기 모델 위에 쌓게 만들어 생태계를 장악합니다. 둘째, 누구나 자기 서버에서 돌릴 수 있으니 미국의 제재를 비켜갈 수 있습니다. 셋째, 인재와 평판을 끌어옵니다. 공개가 약점이 아니라 전략인 셈입니다.

3. 기술 ② 화면을 직접 쓰는 에이전트

두 번째 축은 ‘화면을 직접 보고 클릭·입력하는 에이전트’입니다. 사람이 앱을 쓰듯, AI가 스마트폰이나 PC 화면을 그대로 조작합니다.

  • 바이트댄스의 UI-TARS는 화면을 보고 컴퓨터를 다루는 에이전트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 즈푸의 AutoGLM은 음성 명령으로 스마트폰 앱을 대신 조작합니다(쇼핑, 예약, 리서치 등).
  • 알리바바도 모바일 에이전트 계열을 내놓았습니다.

공개된 시험(벤치마크)에서 이들이 미국 최상위 에이전트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점수를 냈다는 보고가 이어집니다. 다만 이런 점수는 측정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원논문의 실험 조건을 함께 봐야 한다는 점은 짚어두겠습니다.

4. 사업화: 가격 전쟁과 돈이 옮겨가는 곳

기술만큼 인상적인 게 ‘돈 버는 방식’입니다. 딥시크가 불을 붙인 뒤, 거의 모든 회사가 API(모델을 빌려 쓰는 통로) 값을 내렸습니다. 사실상 인프라 원가 수준까지 떨어졌고, 일부는 무료로 풀었습니다. 그러니 API 마진만으로는 돈을 벌기 어려워졌고, 돈은 다른 곳으로 옮겨갑니다.

중국 모델 토큰값은 미국 최상위 대비 10~50배 저렴하다는 비교가 나옵니다 (보도 기준) 국내 API 가격 전쟁 마진 거의 0 일부는 무료 돈은 이동 ① 소비자 구독 더우바오 · Kimi · Manus ② 에이전트 · 앱 코제 같은 에이전트 장터 ③ 기업용 (B2B) 금융 · 제조 · 정부 ④ 해외 진출 (出海) 달러를 받는 시장으로
그림 2. 국내 API 값이 바닥까지 떨어지자, 수익의 무게중심이 구독·에이전트 앱·기업용·해외 진출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진출(出海, 출海)이 두드러집니다. 국내가 너무 싸니 달러를 받을 수 있는 해외로 나가는 겁니다. Manus는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겼고, 미니맥스는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라고 밝혔습니다(공시·보도 기준). Qwen과 딥시크는 오픈 모델로 전 세계 개발자에게 그대로 퍼졌습니다.

참고로 화제의 Manus는 자체 거대 모델 없이 남의 모델(주로 클로드와 Qwen) 위에 ‘에이전트 운영층’만 얹은 구조라, “껍데기 아니냐”는 비판도 함께 받았습니다. 다만 짧은 기간에 빠르게 매출을 낸 점(8개월 만에 연 환산 1억 달러대로 알려짐)은, 모델이 아니라 그 위에 얹는 운영층에도 값어치가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5. 정부가 밀어줍니다

배경에는 정부가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25년 8월 ‘AI+(인공지능+)’ 국가 방침을 내놓고, 2027년까지 스마트 단말과 에이전트 보급률 70%, 2030년 90%라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국무원 문서 기준). 정부와 국유기업이 큰 고객이자 추진 엔진 역할을 합니다. 미국이 규제로 누르는 동안, 중국은 정책으로 보급을 미는 구도입니다.

6. 미국과 비교, 그리고 리스크

세 단어로 요약됩니다. 싸고, 열려 있고, 빠릅니다.

  • 싸다. 중국 모델 토큰값이 미국 최상위 대비 10~50배 저렴하다는 비교가 나옵니다(보도 기준). 에이전트는 한 작업에 토큰을 아주 많이 쓰기 때문에, 이 비용 차이가 사업의 생사를 가릅니다.
  • 열려 있다. 미국 최상위 모델은 대체로 비공개인데, 중국은 공개로 갑니다. 그 결과 전 세계 개발자가 중국 모델 위에 쌓습니다.
  • 빠르다. 스탠퍼드 AI Index는 미국과 중국 최고 모델의 성능 격차가 최근 빠르게 좁혀졌다고 봅니다.

다만 리스크도 분명합니다.

  • 데이터·보안. 미국·호주·한국 등 여러 정부가 딥시크를 정부 기기에서 막았습니다. 중국 법상 데이터 협조 의무와 서버 위치가 우려 지점입니다.
  • 반도체. 미국의 수출 규제로 최고 칩 확보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작게 잘 쓰는’ 효율로 버티는데, 역설적으로 그 압박이 ‘싸게 잘 만드는’ 체질을 키웠습니다.
  • 신뢰. 서구 기업이 중국 모델을 쓸 때는 검열·편향·규제 노출을 따로 따집니다.

7. 한국·투자자 관점

여기서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셋으로 갈린다고 봅니다.

안전지대 반도체 · HBM SK하이닉스·삼성이 세계 시장 ~90% 양분 중국 AI ↑ = 메모리 수요 ↑ 압박 모델층 누구나 중국 오픈 모델을 한국어로 미세조정 가능 ‘한국어 독점 우위’ 희석 기회 오픈 모델 위에 쌓기 싼 토큰값 = 런웨이 ↑ 수직 업무 에이전트 동남아 등 해외에서 경쟁
그림 3. 중국 AI 에이전트가 커질 때 한국이 보는 세 갈래. 반도체는 수혜, 모델층은 압박, 그 위에 쌓는 에이전트는 기회입니다.
  • 안전지대는 반도체, 특히 HBM입니다. HBM은 AI 칩에 붙는 핵심 메모리인데, SK하이닉스와 삼성이 세계 시장을 사실상 양분합니다. 중국 AI가 커질수록 메모리 수요는 늘어납니다.
  • 압박은 모델층입니다. ‘한국어는 우리 모델이 제일 잘한다’던 우위가, 누구나 중국 오픈 모델을 한국어로 미세조정할 수 있게 되면서 희석됩니다.
  • 기회는 싼 오픈 모델 위에 쌓는 쪽입니다. 토큰값이 싸니 같은 돈으로 더 오래 버틸 수 있고, 동남아처럼 중국과 같은 도구로 겨루는 시장에서는 비용이 레버리지가 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중국 오픈 모델을 ‘클라우드 없이 자체 서버에서’ 돌리면 데이터 우려가 크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중국 오픈 모델을 안전하게 쓰는 법’ 자체가 기업용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중국 AI 에이전트는 ‘싸고 열려 있고 빠른’ 길로 빠르게 올라왔고, 모델은 점점 흔한 부품이 되어 갑니다. 그래서 다음 기회는 모델 자체보다, 그 위에 얹는 에이전트 운영·수직 업무·안전하게 쓰는 법에 더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이 생각은 ‘AI 네이티브 세 유형’ 글과도 이어집니다). 물론 데이터·규제 리스크는 늘 함께 따져야 하고, 빠르게 바뀌는 분야라 하나의 스냅샷으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정보 공유이자 제 개인적인 생각이며, 특정 회사나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수치는 아래 출처의 보도·공시 기준이며,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

YS-VC | Founder Intake Desk — Interv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