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의 병목은 이제 분자가 아니라 생물학입니다
AI는 신약개발을 혁신하고 있습니까. 의약화학자 Derek Lowe가 2026년 8월 10일 Science의 In the Pipeline에서 다시 던진 질문입니다. 그의 답은 단순한 부정이 아닙니다. 분자 설계와 초기 탐색에서는 진전이 분명하지만, 환자에게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을 더 빨리 전달했다는 임상 증거는 아직 얇다는 것입니다.
이를 압축해 보여주는 숫자가 있습니다. 2024년 Drug Discovery Today에 발표된 AI 네이티브 바이오텍 임상 파이프라인 분석에서 임상 1상을 마친 AI 발굴 후보 24개 중 21개가 성공했습니다. 성공률은 87.5%입니다. 반면 2상에서는 10개 중 4개, 40%만 성공했습니다. 연구진이 비교한 기존 산업 평균의 범위를 고려하면 1상은 눈에 띄게 높고, 2상은 뚜렷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결과는 AI가 약다운 분자를 만드는 문제에서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지만, 어떤 생물학적 개입이 실제 환자를 치료할지 고르는 문제는 아직 풀지 못했다는 가설을 지지합니다. 앞으로 AI 신약개발의 차별화는 분자 생성 모델만으로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표적, 질환, 작용 방향, 환자군, 바이오마커와 임상 지표를 하나의 인과 가설로 연결하고 틀린 가설을 일찍 버리는 생물학적 추론 능력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87.5%와 40%를 그대로 일반화하면 안 됩니다
먼저 두 숫자의 분모를 봐야 합니다.
| 임상 단계 | AI 발굴 후보의 초기 집계 | 성공률 | Wilson 95% 신뢰구간 |
|---|---|---|---|
| 1상 | 21 / 24 | 87.5% | 69.0~95.7% |
| 2상 | 4 / 10 | 40.0% | 16.8~68.7% |
2상 표본은 10개뿐입니다. 성공률의 95% 신뢰구간이 약 17%에서 69%까지 벌어집니다. 40%라는 점추정치만으로 AI와 기존 방식의 차이가 없다고 확정할 수 없고, 반대로 임상 효능이 개선됐다고 주장할 수도 없습니다. 현 단계의 정확한 결론은 분자 품질 개선의 초기 신호는 있으나 임상 효능 개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입니다.
비교 방법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2024년 연구는 AI 네이티브 기업의 공개 파이프라인을 분류한 관찰 연구이지, 비슷한 질환과 분자를 AI 사용 여부에 따라 무작위 배정한 실험이 아닙니다. AI 발굴의 정의도 표적 발굴, 후보 선별, 분자 생성, 약물 재창출 등 서로 다른 개입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공개된 성공 사례가 실패 사례보다 잘 포착되는 보고 편향,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프로그램이 분모에서 빠지는 생존 편향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신약의 단계별 성공률도 하나의 고정값이 아닙니다. Wong·Siah·Lo의 대규모 분석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만5,102개 산업 개발 프로그램에서 계산 방식에 따라 1상에서 2상 전환율을 38.8~66.4%, 2상에서 3상 전환율을 38.2~48.6%로 추정했습니다. 질환, 시대, 바이오마커 사용, 성공의 정의가 달라지면 비율도 달라집니다. AI 후보의 40%와 특정 역사적 평균을 소수점 단위로 비교하는 것은 거친 참고일 뿐 동등성 검정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단계가 바뀔 때 격차가 사라지는 패턴은 중요합니다. AI가 잘하는 것과 임상 2상이 묻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1상과 2상은 서로 다른 실패를 찾습니다
좋은 후보물질은 여러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합니다. 표적에 충분히 결합하고, 다른 단백질에는 덜 결합하며, 합성할 수 있고, 체내에서 적절히 흡수·분포·대사·배설돼야 합니다. 독성이 낮고 원하는 조직에 충분한 농도로 도달해야 합니다. 구조 예측, 가상 스크리닝, 생성 모델, ADMET 예측과 다목적 최적화는 이 문제에 직접 적용됩니다.
임상 1상의 주된 질문도 이 영역과 가깝습니다.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안전성과 내약성이 허용되는지, 체내 노출과 약동학이 예상 범위에 있는지, 다음 시험에 사용할 용량을 찾을 수 있는지를 봅니다. AI가 물성과 독성 위험을 더 잘 걸러냈다면 1상 성공률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2상은 다른 질문을 꺼냅니다.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는 분자가 환자의 질병을 실제로 바꾸는가를 처음 본격적으로 시험합니다. 이때는 다음 가정이 모두 맞아야 합니다.
- 선택한 표적이 사람의 질병을 일으키거나 유지하는 데 인과적으로 중요합니다.
- 그 표적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방향이 맞습니다.
- 후보물질이 병변 조직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표적을 조절합니다.
- 다른 경로나 세포가 개입 효과를 상쇄하지 않습니다.
- 효과가 예상되는 환자를 바이오마커로 골라낼 수 있습니다.
- 치료 효과를 포착할 수 있는 임상 지표와 시험 기간을 선택했습니다.
분자가 표적에 정확히 결합해도 첫 번째 가정이 틀리면 약은 실패합니다. 세포와 동물에서 효과가 있어도 사람의 질병 기전이 다르면 실패합니다. 평균적으로 효과가 있어도 반응 환자가 소수인데 환자군을 섞으면 신호가 사라집니다. 2상은 분자의 품질뿐 아니라 표적-질환-환자-임상 지표로 이어지는 전체 가설을 시험합니다.
좋은 리간드와 좋은 약은 다릅니다
Lowe가 소개한 2026년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 논평은 이 차이를 리간드와 약의 차이로 설명합니다. 정제된 단백질에 잘 결합하는 분자는 리간드입니다. 세포막을 통과하고, 대사와 배설을 견디며, 원하는 조직에서 표적을 조절하고, 복잡한 생체 시스템 안에서 질병을 개선해야 약이 됩니다.
문제는 실험실 데이터가 이 연속 단계를 완전하게 대변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같은 화합물의 활성값도 실험 조건, 세포주, 측정 시점, 시약과 장비에 따라 달라집니다. 세포는 조직이 아니고, 동물 모델은 사람의 질병이 아닙니다. 논문과 데이터베이스의 활성, 비활성, 독성이라는 라벨에는 조건과 교란변수가 압축돼 있습니다.
AI는 주어진 라벨의 패턴을 학습할 수 있지만 라벨이 임상 현실의 부정확한 대리변수라면 모델 성능이 좋아져도 환자 예측은 개선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작위 데이터 분할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모델이 새로운 화학 골격, 새로운 실험실, 새로운 환자군에서 무너지는 이유입니다. 벤치마크 개선과 의사결정 개선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Nature Reviews 논평의 핵심 권고도 여기에 있습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데이터를 더 정교하게 모델링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실제 임상 성공 가능성을 바꿀 데이터를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모델 개발비보다 실험비, 시간, 표준화와 실패 데이터 공개를 더 요구하는 길입니다.
그렇다고 AI가 별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1상 성공률의 초기 개선이 사실이라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 안전성·약동학 문제로 탈락할 후보를 임상 전에 걸러내고, 더 적은 합성으로 후보물질을 최적화하며, 탐색에서 임상 진입까지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상 성공률이 같아도 후보 하나를 더 빠르고 싸게 2상까지 보내거나 틀린 후보를 더 일찍 중단한다면 전체 연구개발 생산성은 좋아집니다.
긍정적인 2상 사례도 나왔습니다. Insilico Medicine의 rentosertib은 AI로 특발성 폐섬유증의 TNIK 표적을 찾고 생성형 AI로 저분자 억제제를 설계한 프로그램입니다. 2025년 발표된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 2a상에는 71명이 참여했습니다. 12주 후 최고 용량군의 노력성 폐활량은 평균 98.4ml 늘었고 위약군은 20.3ml 감소했습니다.
이 결과는 표적 발굴과 분자 설계를 함께 사용한 AI 프로그램이 사람에서 생물학적 신호를 낼 수 있다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그러나 시험의 일차 평가변수는 유효성이 아니라 안전성이었고, 각 군은 17~18명에 불과했습니다. 삶의 질과 일부 폐 기능 지표는 군 간 차이가 작았으며, 간 독성과 설사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도 있었습니다. 더 크고 긴 후기 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재현하기 전에는 임상 성공으로 확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 증거는 양쪽 극단을 모두 지지하지 않습니다.
- 과장: AI 발굴 후보의 높은 1상 성공률이 신약개발 전체의 성공률을 이미 높였다는 주장
- 과도한 비관: 2상 평균이 비슷하므로 AI가 신약개발에 아무 가치가 없다는 주장
- 현재 가능한 결론: AI는 분자 탐색과 최적화를 개선하는 신호를 냈지만, 후기 임상 성공과 승인 확률의 개선은 더 많은 전향적 증거가 필요합니다.
생물학적 추론은 더 큰 언어모델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생물학적 추론은 논문을 읽고 그럴듯한 기전을 설명하는 능력과 다릅니다. 특정 표적을 특정 방향으로 조절하면 특정 환자군의 임상 결과가 좋아진다는 검증 가능한 인과 가설을 만들고, 반증 실험을 설계하며, 결과에 따라 가설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에는 최소 다섯 종류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 증거 층위 | 답해야 하는 질문 | 필요한 데이터와 실험 |
|---|---|---|
| 인간 유전학 | 표적이 사람의 질환과 인과적으로 연결되는가 | GWAS, 희귀변이, Mendelian 질환, 방향성 분석 |
| 환자 분자지도 | 어떤 조직·세포·질환 아형에서 작동하는가 | 단일세포·공간 오믹스, 병리, 종단 임상 데이터 |
| 개입 실험 | 표적을 바꾸면 질환 표현형이 실제로 변하는가 | CRISPR, 세포·오가노이드, 교란 오믹스, 용량 반응 |
| 중개 모델 | 전임상 결과가 사람에게 얼마나 이전되는가 | 인간 유래 모델, PK·PD, 조직 노출, 비교 독성 |
| 임상 설계 | 누구에게 무엇을 얼마나 측정할 것인가 | 바이오마커, 환자 층화, 대리지표 검증, 적응형 시험 |
인간 유전학은 이 방향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Nature의 2만9,476개 표적-적응증 분석에 따르면 인간 유전학의 지지를 받은 약물 기전은 지지가 없는 기전보다 임상 개발에서 승인까지 성공할 확률이 2.6배 높았습니다. 효과는 1상보다 효능을 검증하는 2상과 3상에서 더 크게 나타났습니다.
유전학만으로 정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연관 변이에서 실제 원인 유전자를 찾고, 기능 증가와 억제 중 어느 방향이 치료적인지 판정하며, 평생의 작은 유전 효과가 단기간 약물 투여와 같은지 검증해야 합니다. 다만 이 결과는 생물학적 가설의 질을 높이는 증거가 후기 임상 성공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AI의 다음 역할은 이런 이질적인 증거를 한 번에 읽는 데 있습니다. 유전학과 환자 오믹스에서 표적을 제안하고, 반대 증거와 교란변수를 찾고, 가장 정보가 많이 늘어나는 실험을 설계한 뒤, 실제 교란 실험의 결과로 가설을 갱신하는 폐쇄 루프입니다. 중요한 산출물은 새로운 분자의 개수가 아니라 다음 실험 후에도 살아남은 인과 가설의 확률입니다.
경쟁력은 틀린 가설을 버리는 속도로 이동합니다
분자 생성 모델은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공개 모델과 클라우드 인프라로 새로운 단백질과 화합물을 대량 제안하는 능력의 접근성은 계속 높아집니다. 생성한 구조의 수, 도킹 점수, 합성 가능성만으로는 차별화가 짧아질 수 있습니다.
반면 생물학적 추론의 기반은 복제하기 어렵습니다.
- 독점적인 인간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질환 경과, 치료 반응, 조직·오믹스와 임상 결과가 연결된 종단 데이터는 희소합니다.
- 데이터 생성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필요한 라벨이 없을 때 세포·오가노이드·동물·환자 시료에서 표준화된 개입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 음성 결과를 학습해야 합니다. 왜 틀렸는지 기록되지 않은 실패는 다음 가설을 개선하지 못합니다. 공개 논문보다 내부 중단 데이터가 중요해집니다.
- 질환별 맥락이 필요합니다. 같은 표적도 조직, 질환 단계, 병용약과 환자 유전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 임상팀과 연결돼야 합니다. 표적 선정부터 바이오마커, 용량, 환자군과 평가변수를 함께 설계해야 모델의 예측이 시험 결과로 이어집니다.
신약개발 플랫폼을 평가하는 지표도 바뀌어야 합니다.
| 분자 생성 중심 지표 | 생물학적 추론 중심 지표 |
|---|---|
| 생성한 신규 분자 수 | 전향적 실험에서 재현된 가설 비율 |
| 도킹·활성 예측 점수 | 인간 유전학·환자 데이터의 인과 지지 |
| 후보물질 도출 기간 | 잘못된 표적을 중단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비용 |
| 합성 성공률 | 조직 내 표적 결합과 용량-반응 재현율 |
| 임상 진입 후보 수 | 바이오마커로 정의한 환자군의 효과 크기 |
| 1상 진입 속도 | 2상 개념검증과 3상 전환의 위험조정 성과 |
핵심은 실패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복잡한 생물학에서는 실패가 계속 나옵니다. 더 나은 시스템은 가장 비싼 단계에서 실패할 가설을 값싼 단계에서 반증하고, 왜 실패했는지를 다음 프로그램의 데이터로 바꿉니다. 성공 후보 하나의 이야기보다 전체 후보군의 중단 기준과 학습 속도를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분자 생성에서 생물학적 추론으로
AI 신약개발의 첫 번째 시대는 거대한 화학 공간을 더 빨리 탐색하는 경쟁이었습니다. 이 경쟁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선택성, 독성, 합성, 조직 침투와 새로운 모달리티에는 여전히 큰 개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좋은 분자를 만드는 능력만으로는 후기 임상의 병목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시대의 질문은 더 어렵습니다. 어떤 표적이 사람의 질병을 실제로 움직이는가. 어느 환자에게 어떤 방향과 용량으로 개입해야 하는가. 어떤 실험이 가설을 가장 빨리 반증하는가. 관찰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넘어 개입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가.
임상 1상의 21/24는 AI가 분자 수준의 실패를 줄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망한 초기 신호입니다. 2상의 4/10은 그 신호가 환자 치료의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아직 모른다는 경고입니다. rentosertib은 그 간극을 건널 수 있다는 첫 사례 중 하나지만, 더 큰 후기 시험이라는 검증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AI 신약개발의 승자는 가장 많은 분자를 만드는 조직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생물학적 가설을 고르고 틀린 가설을 가장 빨리 버리며 살아남은 가설을 환자 데이터로 증명하는 조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Molecule Generation은 기반 기술이 되고, Biological Reasoning과 실험 학습 루프가 경쟁 우위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공개 자료
- Derek Lowe, So How Is AI Drug Discovery Doing, Really?, Science, 2026년 8월 10일.
- Bender et al., Artificial intelligence in drug discovery: what it is, where we stand and the path forward,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 2026년 8월 7일.
- Jayatunga et al., How successful are AI-discovered drugs in clinical trials?, Drug Discovery Today, 2024년.
- Wong, Siah and Lo, Estimation of clinical trial success rates and related parameters, Biostatistics, 2019년.
- Minikel et al., Refining the impact of genetic evidence on clinical success, Nature, 2024년.
- Xu et al., A generative AI-discovered TNIK inhibitor for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Nature Medicine, 2025년.
이 글은 공개된 연구와 임상시험 자료를 바탕으로 한 기술 분석이며 투자 또는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임상 성공률은 표본, 질환 구성, 성공의 정의와 집계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